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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10장. 블랙홀을 넘어서 제10장 ― 블랙홀을 넘어서: 정보 보존과 양자중력의 문― 블랙홀은 모든 것을 삼키는가, 아니면 보존하는가 ―PART 1. 눈을 뜨다 ― 블랙홀 이후, 낯선 탄생어둠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쿠퍼는 눈을 감고 있었다.감은 게 아니라, 그저 닫혀 있었던 것 같다.감각의 모든 축이 사라진 공간에서, 그는 시간조차 모른다.그런데, 갑자기… 빛.작고 부드러운 빛이 그의 눈꺼풀을 스친다.그는 눈을 뜬다.하얀 조명이 있는 천장, 부드러운 침대, 정지된 공기.창밖엔 별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고요한 밤하늘이 아닌,어딘가 우주정거장 같은 느낌이다.“당신은 살아 있습니다.”인공지능 간호로봇의 목소리다.“여긴 쿠퍼 스테이션. 지구 궤도 너머, 토성 인근의 궤도 도시입니다.”그는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다.블랙홀… 가르강튀아…..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9장. 테서랙트와 시간의 방 제9장 ― 테서랙트와 시간의 방― 중력은 차원을 넘어, 사랑은 시간 너머로 ―PART 1. 추락이 아닌 도약 ― 중력의 낙하, 의지의 상승블랙홀로 떨어지는 우주선 내부.렌저 호는 침묵 속에 무너진다.이제 조종도, 방향도, 탈출도 없다.쿠퍼는 탑승한 채로 몸을 맡긴다.마치 목숨을 건 자가 아닌, 무언가를 **전달하러 가는 사자(使者)**처럼.쿠퍼: “브랜드, 연료가 부족해. 우린 둘 다 못 나가.”브랜드: “무슨 뜻이에요?”쿠퍼: “…그럼, 나 혼자 떨어지지.”그 순간, 조종 시스템에서 쿠퍼가 빠져나간다.브랜드를 살리기 위한 이 선택은, 단지 희생이 아니다.쿠퍼는 시간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즉 블랙홀 특이점의 데이터를 머피에게 전달할 방법을직감적으로 믿고 있었다.화면은 우주선이 회전하며 가르강튀아 중심으로..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8장. 만 박사의 배신 제8장 ― 만 박사의 배신: 선택, 감정, 그리고 확률PART 1. 구조 신호의 진실 ― 만 박사를 찾아서우주의 깊은 고요 속, 희미한 구조 신호 하나가 울린다.그것은 단지 전자기파의 흔들림이 아니었다.그 신호엔 생존이 걸려 있었고, 더 나아가 인류 전체의 운명이 실려 있었다.쿠퍼 일행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행성은 **만 박사(Mann)**가 보내온 신호가 유일하게 “녹색”으로 유지되고 있는 곳이었다.그 신호는 오랜 세월 동안 줄곧 동일한 패턴을 유지하며, 이곳이 “생명 유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우주로 뿌려왔다.“Only Mann’s planet still shows positive life support conditions.”(브랜드 박사, 우주선 내부에서)우리는 이 장면에서 정보에 기반한 결정이 얼마..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7장. 가르강튀아 제7장 ― 가르강튀아: 중력과 시간의 검은 구멍― 시간은 왜곡되고, 실재는 흔들린다 ―PART 1. 블랙홀의 그림자, 가르강튀아우주선 엔듀어런스는 천천히 궤도를 돌며 다가간다.그 너머에… 그것 이 있다.가르강튀아.사상 최대의 회전 블랙홀.그 모습은 상상조차 두렵다.정면에서 본 그것은 빛조차 휘어들고,그 경계는 검은 무(無) 그 자체다.빛의 고리,사건의 지평선,그리고 그 주변을 흐르는 중력의 파도…로밀리가 중얼거린다.“이게… 우리가 본 중력의 얼굴이야.”브랜드 박사는 눈을 떼지 못한다.“너무… 아름다워. 마치 수학 자체가 형체를 얻은 것 같아.”여기서 영화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시각적으로 구현한 진귀한 장면을 선사한다.이 장면은 단지 영화가 아니다.실제로 **킵 손(physicist Kip Th..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6장.밀러 행성 제6장 ― 밀러 행성: 시간의 모래폭풍 속으로― 시간은 흐르는가, 아니면 구부러지는가 ―PART 1. 가장 가까운 행성, 가장 멀어진 시간웜홀을 지나 새로운 은하에 도달한 탐사선 엔듀어런스.그들 앞에 세 개의 후보 행성이 펼쳐진다.그중 첫 번째, 밀러 행성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그건 장점이자 위험이었다.왜냐하면, 그 행성은 가르강튀아 — 초거대 회전 블랙홀 — 의 바로 옆을 공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브랜드 박사는 말한다.“시간이… 여긴 다르게 흐를 거예요.”쿠퍼가 되묻는다.“얼마나?”“지상에서 1시간이… 지구 시간으로 7년이에요.”그 말은 곧,조금만 머물러도 지구에선 인생이 지나간다는 의미였다.PART 2. 시간의 강을 건넌 자들이륙한 탐사정이 밀러 행성에 착륙한다.끝없이 펼쳐진 얕은 바닷물,고요하고..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5장. 웜홀의 입구 제5장 ― 웜홀의 입구: 시공간의 지름길은 가능한가― 우리가 아는 우주의 규칙, 그 너머에서 ―PART 1. “그건… 구가 아니야. 구멍이야.”“이게… 뭐죠?”쿠퍼가 말없이 거대한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다.그 앞에는 공 모양의 형상이 회전하며 떠다닌다.브랜드 박사는 한참을 응시하다가 조용히 대답한다.“그건 구가 아니야. 구멍이야. 웜홀.”우주의 차가운 배경 속에 나타난 구체.그러나 그 내부는 비어 있다.겉보기엔 평범한 구체 같지만, 그건 공간의 일그러짐이다.카메라는 천천히 다가간다.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다른 우주로 통하는 문’**이 펼쳐진다.영화에서 웜홀은 토성 근처에 떠 있다.그것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누군가, **‘그들’**이 만든 문.지구에서 수십 광년 떨어진 은하로 연결되는 입구...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4장. 나사의 귀환 제4장 ― 나사의 귀환: 숨겨진 과학, 지하의 진실― 인류는 지구를 포기할 수 있는가? ―PART 1. 숨겨진 문, 묻힌 과학트럭은 먼지를 뚫고 달렸다.밤이 걷히지 않는 농장의 새벽.쿠퍼는 옆자리에 앉은 머피를 흘끗 바라보았다.아이의 얼굴은 잠들지 못한 흔적에 젖어 있었고,손에 쥔 종이에는 좌표가 덧대어 적혀 있었다.그 좌표는 책장에서 떨어진 책이 가르쳐 준 위치였다.그리고 이제, 그들은 실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향하고 있었다.지도에도, 위성 사진에도 없는 곳.이 세상 어딘가지만, 누구도 모르는 장소.도착한 곳은 거대한 철문이었다.외견상 단순한 저장 창고처럼 보였다.그러나 그 철문은, 지하로 이어지는 입구였고,오래전 세상의 기억이 묻힌 무덤이었다.PART 2. 나사의 그림자철문이 열렸을 때,그들을 기다리고..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3장. 신호 제3장. 신호 ― 책장에서 들려오는 중력의 목소리우주가 말을 걸어오는 방식PART 1. 바람은 없었다창문은 닫혀 있었다.밤이었다.정확히 말하면, 깊은 밤도 아니었고, 새벽도 아니었다.시간이 그저 흐르고 있는, 무표정한 어둠의 틈이었다.그 고요 속에서,머피는 자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숨을 들이마신다.공기 중에 섞인 먼지 냄새가 낯익다.그러나 그날은 무언가 달랐다.탁—책 한 권이 책장에서 떨어졌다.그것은 ‘소리’라기보다는 ‘촉각’에 가까웠다.진동이었다.공간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한 기이한 느낌.다시,탁—두 번째 책이 떨어진다.이번엔 정확히 반대편에서.마치 누군가가 고의로 위치를 잡고 툭툭 치듯이.머피는 이불을 걷어차고 책장 앞에 섰다.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느꼈다.이건 자연이 아니다.“아빠… 책이 움직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