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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의 방정식〉 제6장. 임팩트 물리학 PART 5. 충격을 줄이는 법 ― 반발계수와 감속 운동드라이버를 휘두른 후손끝에 살짝 울리는 잔진동.J는 그 감각이 뭔가 찝찝했다.공은 잘 날아갔지만, 어딘가 ‘쎄한’ 느낌이었다.“손에 뭔가 탁 걸리는 기분이었어요.”그가 말했다.박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클럽을 가리켰다.“그건 임팩트 시 에너지가충분히 공으로 전달되지 못하고당신의 몸으로 되돌아온 신호입니다.이럴 땐 ‘반발계수(COE)’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죠.”반발계수란?박사님은 화이트보드에 또 하나의 수식을 적었다.e = (v₂' - v₁') / (v₁ - v₂)e: 반발계수 (Coefficient of Restitution)v₁, v₂: 충돌 전 클럽과 공의 속도v₁', v₂': 충돌 후 클럽과 공의 속도“이 공식은 두 물체가 충돌했을 때얼마나 탄성..
〈스윙의 방정식〉 제5장. 임팩트의 순간 PART 1. 충돌은 순간이 아니다 ― 스윙 후의 시간“공은 맞은 다음에 날아가는 게 아니야.”박사님은 J의 스윙을 지켜보다가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공은 이미 ‘날아가기로 결정된 궤도’를 따라,충돌 전에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지.”J는 고개를 갸웃했다.“아니, 맞고 나서 날아가는 거 아닌가요?”박사님은 고개를 저으며, 작은 공과 클럽헤드가 부딪히는슬로우모션 영상을 보여주었다.충돌의 시간은 0.0004초.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찰나였다.“공은 눌렸다가, 일그러졌다가, 튕겨나가죠.하지만 그 0.0004초 안에, 이미 공은 방향과 회전, 속도를결정당한 상태입니다.”그는 조용히 클럽을 내려놓고 말했다.“골프 스윙의 진짜 목표는바로 이 순간을 지배하는 거예요.”스윙 후의 시간J는 생각했다.우리는 대부분 스윙..
〈스윙의 방정식〉 제4장. 회전 속 '나' 라는 중심 PART 5. 회전하는 우주, 나라는 중심“당신 몸 안에 우주가 있어요.”박사님은 이상한 말을 했다.“이제는 클럽을 돌리는 게 아니라,당신 자체가 축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J는 이 말을 곱씹으며 연구소 책상에 앉아 있었다.여느 날과 똑같은 오후.커피는 식고, 보고서는 산더미였으며,회의는 또 지연되었고, 메일은 줄지 않았다.그런데 이상하게도,예전처럼 어깨가 뻐근하거나 눈이 침침하지 않았다.심지어 그는 책상 앞에서 앉은 채로 허리를 회전하고 있었다.‘이건… 스윙이 아니지만… 중심 잡기 연습이야.’그는 무릎을 90도로 고정하고,좌측 엉덩이 쪽 코어를 조이며 상체를 천천히 돌렸다.복부에 힘이 들어갔고, 오른 어깨가 뒤로 빠졌다.‘어라? 지금 이 감각… 골프장에서 느꼈던 그 회전과 같아.’그는 그때 깨달았다.자..
〈스윙의 방정식〉 제3장. 축의 발견 PART 1. 회전의 문을 열다공이 안 맞는 날이 있다.몸은 분명 어제처럼 움직였고, 클럽도 같은 궤도를 그렸다.하지만 임팩트는 어긋났고, 공은 고꾸라졌다.J는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오늘은 중심 얘기를 해보죠.”박사님의 첫 마디는 짧았다.“중심이요?”J가 되물었다.“그래요, 몸의 회전 중심. 당신은 지금까지 스윙을 ‘팔’로 하고 있죠.하지만 좋은 골퍼는 팔이 아니라, 축으로 칩니다.”J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했다.“회전 중심이라… 그게 척추인가요?”박사님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척추는 축이 될 수 없습니다. 그건 축 위에 놓인 관측 장비에 가까워요.진짜 축은 몸 전체의 균형점이죠.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당신의 양발이 지면에 만들어주는 평면 위의 무게 중심선입니다.”J는 몸을 곧게 펴고 서 보았다...
〈스윙의 방정식〉 제2장. 충돌의 물리학 두 번째 수업 – 충돌의 물리학다음 수업 날, J는 체육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연습 타석으로 안내받았다.박사님은 오늘도 말수가 적었지만, 그 대신 두 개의 도구를 준비해놓고 있었다.하나는 투명 아크릴로 된 골프 공, 다른 하나는 초소형 센서가 부착된 임팩트 패드.“오늘 주제는 ‘충돌’입니다.공을 ‘어떻게 치느냐’도 중요하지만,‘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부딪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죠.”그는 공을 집어 들고 설명을 시작했다.“골프공은 표면이 단단하지만 내부는 다층 구조입니다.힘이 전달될 때, 충격파는 공 내부를 진동시키며 퍼져 나가죠.이때 에너지 손실이 최소화되면, 공은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나갑니다.”J는 물끄러미 투명 공을 들여다봤다.안쪽에 연한 코어가 있고, 그 위를 탄성 좋은 재질이 감싸고 있었다.“우..
〈스윙의 방정식〉 제1장. 첫 티샷 이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골프는 흔히 '정신의 스포츠', '신사의 운동'이라 불린다. 하지만 물리학의 시선으로 보면, 골프는 놀랍도록 정교하고 아름다운 물리 시스템이다. 공 하나를 쳐서 200야드 이상 날리는 단순한 행위 속에는 토크, 각운동량, 충돌 이론, 공기역학, 마찰 등 다양한 물리 개념이 정교하게 얽혀 있다. 이 연재는 한 사람의 골프 입문기를 따라가며, 그 속에 숨어 있는 물리학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한다. 골프를 처음 접하는 독자든, 물리학이 낯선 독자든, 이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는 골프'의 세계를 함께 체험하길 바란다.주요 등장인물 소개J: 30대 후반의 물리학 연구원. 회사와 연구소를 오가며 일에 치여 살다 어느 날 건강검진 결과로 인한 충격과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된다. ..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12장. 종언과 재시작 제12장. 종언과 재시작 ― 과학 이후의 세계를 묻다 ― “우리는 답을 찾는 존재인가, 아니면 질문이 되어야 하는가?” ―PART 1. 종말 이후의 시작 ― 끝에서 피어난 씨앗우주의 어둠을 뚫고 선 하나의 이야기.『인터스텔라』는 블랙홀이라는 과학의 경계에서 출발하여, 테서랙트라는 상상력의 극점에 도달하고, 마침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로 귀결되는 이야기다.쿠퍼는 우주를 떠돌았고, 머피는 방에서 문제를 풀었으며, 브랜드는 미지의 행성에 씨앗을 뿌렸다.이 이야기의 끝은 결코 단순한 엔딩이 아니다.그것은 “과학 이후의 사유”를 요청하는 질문이다.우리는 이 장에서, 지금까지의 물리학 여정을 다시 한 번 되짚고, 다음의 네 가지 질문에 도달할 것이다:시간은 무엇인가?실재는 존재하는가?인간의 감정은 과학적으로 설명..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11장. 머피의 방정식과 그 너머 제11장. 머피의 방정식과 그 너머 ― 사랑, 과학, 그리고 존재의 실험실“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왜 느낄까. 진화의 잔재일까, 아니면… 어떤 신호일까.”— 브랜드 박사, 『인터스텔라』PART 1. 머피의 방: 시간의 방정식을 푸는 아이방 안은 고요했다. 낡은 서랍장과 흔들의자, 그리고 유년 시절의 기억이 담긴 책장.머피는 여전히 아버지의 방에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과학자들이 모이는 나사 기지에서는 수많은 숫자와 공식들이 오고갔지만, 그 방 안에서는 다른 종류의 계산이 이뤄지고 있었다.책장이 흔들린다.먼지가 떨어진다.그리고 다시, 바닥에 깔린 모래 위에 뭔가가 그려진다.“STAY.”“STAY.”머피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매혹된다. 그건 단순한 착시가 아니었다.그녀는 그것을 ‘유령’이라고 불렀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