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 밀러 행성: 시간의 모래폭풍 속으로
― 시간은 흐르는가, 아니면 구부러지는가 ―
PART 1. 가장 가까운 행성, 가장 멀어진 시간
웜홀을 지나 새로운 은하에 도달한 탐사선 엔듀어런스.
그들 앞에 세 개의 후보 행성이 펼쳐진다.
그중 첫 번째, 밀러 행성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그건 장점이자 위험이었다.
왜냐하면, 그 행성은 가르강튀아 — 초거대 회전 블랙홀 — 의 바로 옆을 공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박사는 말한다.
“시간이… 여긴 다르게 흐를 거예요.”
쿠퍼가 되묻는다.
“얼마나?”
“지상에서 1시간이… 지구 시간으로 7년이에요.”
그 말은 곧,
조금만 머물러도 지구에선 인생이 지나간다는 의미였다.
PART 2. 시간의 강을 건넌 자들
이륙한 탐사정이 밀러 행성에 착륙한다.
끝없이 펼쳐진 얕은 바닷물,
고요하고 낯선 풍경.
하지만 정적은 오래가지 않는다.
거대한 파도.
마치 하늘을 덮는 벽처럼 밀려오는 물의 벽.
그건 단순한 해일이 아니다.
중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이 만든 파동이었다.
쿠퍼와 브랜드는 겨우 탈출에 성공하지만,
그 사이, 탑승선은 무려 23년을 기다렸다.
로밀리.
그는 눈에 깊은 주름을 가진 채,
혼자 엔듀어런스에 남아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단지 몇 시간의 탐사,
그러나 돌아온 세상은 이미 다른 시대였다.

PART 3. 시간의 지연: 상대성 이론의 현실
이 장면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현실로 구현된 순간이다.
📘 중력 시간 지연 (Gravitational Time Dilation):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실제로 GPS 위성도 이 효과를 보정해야만 한다.
밀러 행성처럼, 블랙홀 가까이에 있다면
이 효과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수학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Δt는 외부 시간, Δt'는 행성 시간,
G는 중력상수, M은 질량, r은 거리, c는 빛의 속도.
결국, 밀러 행성의 1시간은
지구에선 7년이었다.
시간은 멈춘 게 아니라,
달리 흐른 것이다.
PART 4. 인간의 시간은 흐를 뿐, 기다리지 않는다
이 장면은 단지 과학적 설명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건 ‘상실’의 드라마다.
엔듀어런스에 돌아온 쿠퍼는
모니터 속 머피를 본다.
어린 딸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는 그녀의 청춘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이건 우주의 법칙이 빚은
냉혹한 감정적 사실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시간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PART 5. 시간을 재는 자, 우주를 설계한다
밀러 행성은 단지 하나의 실패한 탐사로 남았다.
하지만 그것이 던진 질문은 지워지지 않는다.
- 시간은 공간과 구별되는 실재인가?
- 아니면, 공간처럼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구조인가?
- 우리는 지금 ‘흐르는 시간’ 속에 있는가,
아니면 ‘곡률 속에 있는 것’을 착각하고 있는가?
밀러 행성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우주가 시간의 바다라면,
그 행성은 거대한 와류다.
시간이 모이고, 머무르고, 뒤틀리는 자리.
거기서 인간은 ‘지연된 실재’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다시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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