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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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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2장.먼지의 땅 📘 제2장 ― 먼지의 땅생존과 침묵의 행성에서 시작된 여정PART 1. 폐허가 되어가는 날들먼지는 새벽부터 들이쳤다.바람이 분 것도 아닌데 하늘이 희뿌옇다.마당의 빨랫줄에는 전날 밤 걸어둔 셔츠가 마치 모래포대처럼 뻣뻣하게 말라붙어 있다.어머니라면 혀를 찼을 장면이다.하지만 이 시대엔 아무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먼지는 이제 생활이고, 공기였으며, 지구가 내뿜는 마지막 숨결이었다.쿠퍼는 눈을 찌푸린 채 햇살을 바라봤다.햇살은 있었다. 분명히 있었다.하지만 따뜻하지 않았다.빛은 그저 빛일 뿐, 생기를 주지는 못했다.하늘을 떠다니는 수증기보다 더 가볍게 흩날리는 먼지 입자들이광선을 따라 흘러다녔다.그는 뒷마당에서 고개를 돌려 옥수수밭을 바라보았다.이 땅에 마지막으로 남은 작물.대두, 밀, 쌀은 이미..
『인터스텔라로 읽는 현대물리학』 제1장.서문 우주, 인간, 그리고 과학의 이야기 제1장. 서문 ― 우주, 인간, 그리고 과학의 이야기― 우리는 왜 질문하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어디로 향하는가1. 먼지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날도 먼지가 하늘을 덮었다.아이들은 기침을 했고, 밥상 위의 접시들은 비닐로 덮여 있었다.사람들은 텔레비전보다 창문을 바라보았고, 뉴스 대신 소문을 믿었다.영화 ‘인터스텔라’는 그렇게 조용한 절망으로 시작된다.그런데 그 절망은 유난히 낯설지가 않다.지구의 종말은 SF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다.하지만 ‘인터스텔라’는 다르다.이 영화의 세계는 ‘상상’보다 ‘기억’에 가깝다.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왜일까?아마도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연장선처럼 그려졌기 때문이다.기후 위기, 식량난, 물 부족, 집단 이주.이 모든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뉴..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9-2장. 마지막 회 6절. 이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 수학과 상상력의 결합―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가장 대담한 도전물리학 이론은 단순히 관측된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많은 경우, 이론은 그 어떤 실험 결과도 없던 시점에 먼저 등장한다.그 출발점은 바로 수학적 직관, 그리고 상상력이다.❶ 물리학은 언제나 상상에서 시작되었다뉴턴은 달의 운동과 사과의 낙하가 같은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했다.아인슈타인은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상상했다.슈뢰딩거는 고양이를 상자에 넣어 생사불명의 상태를 떠올렸다.이처럼 가장 위대한 이론들은 수학보다 먼저,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상상의 도약에서 시작되었다.하지만 상상만으로 이론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그 상상을 지탱하고 논리적으..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9-1장. 통일을 넘어서 📘 제9장. 통일을 넘어서 ― 과학적 상상력의 미래― 설명을 넘어 창조로, 과학이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1절. ‘모든 것의 이론’을 넘어서The End of Unification, or Just the Beginning?20세기 과학은 위대한 꿈 하나에 의해 이끌려왔다.그것은 모든 자연현상을 단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고자 하는 꿈,바로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다.아인슈타인의 마지막까지 품었던 이 이상은,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 갈라진 이후물리학의 두 세계를 다시 하나로 묶으려는 지적 통일의 시도였다.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우리는 점점 더 자문하게 된다.“정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 존재할 수 있을까?”❶ 통일의 열망은 물리학의 본능이었다우리가 경..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8-2장. 수학과 물리의 관계 🗂 세부 목차 5절. 수학이 물리 이론을 결정하는 방식― 이론은 자연에서 나오는가, 아니면 수학에서 나오는가?과학에서 흔히 "실험이 우선이다"라고 말합니다.하지만 물리학의 역사 속에서 가장 혁신적인 이론들은놀랍게도 실험보다 수학에서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이론은 실험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지는가,아니면 수학적으로 가능한 이론을 상상한 뒤,그것을 입증하려고 실험을 따라가는가?"이 질문은 단순한 순서의 문제가 아닙니다.물리학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를 좌우하는 패러다임의 문제입니다.🧠 이론의 출발점은 어디인가?현대 이론물리학의 많은 부분은 경험보다 앞서 수학적 구조로 시작됩니다.가령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있습니다.(1)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아인슈타인은실험 결과가 아니라수학적으로 아름답고 대..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8-1장. 수학과 물리의 경계 📘 제8장. 수학과 물리의 경계 ― 이론의 언어들―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물음 🗂 세부 목차수학의 침묵에서 시작된 이야기 – 물리학에서 수학이 가진 지위와 수수께끼 – 왜 자연은 수학을 따르는가?물리학 이론의 수학적 구조: 자연의 기하학 –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의 수학적 틀 – 선형성, 대칭성, 미분 방정식이라는 언어단순함과 아름다움: 이론 선택의 기준 – ‘심플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 수학적 대칭성과 자연법칙의 경제성수학은 실재를 드러내는가: 플라톤주의 vs 형식주의 – 수학은 존재하는가, 만들어진 것인가 – 과학자들이 가지는 인식론적 차이 – 수학적 아름다움과 예측 사례들 (디랙의 양전자 등)수학이 물리 이론을 결정하는 방식 – 실험 이전에 수학이 이끌어낸 이론..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7-2장. 실재와 새로운 패러다임 5. 실재란 무엇인가: 실험, 수학, 의식의 경계― 우리가 본다는 것은 존재를 의미하는가우리가 ‘실재(reality)’라고 부를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눈으로 보는 것?실험으로 검증되는 것?아니면 수학적으로 기술 가능한 것?물리학이 점점 더 미세하고 근본적인 세계로 내려갈수록,‘실재’라는 개념은 점점 모호해진다.🔬 실험으로 검증된 것만이 실재인가?과학은 본래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것을 다룬다.그래서 우리는 실험으로 입자의 존재를 확인하고,망원경으로 은하를 관측한다.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문제가 생긴다.전자처럼 작고 빠른 입자는 관측하기 전에는 위치도 상태도 정해져 있지 않다.그저 확률로만 기술된다.이 말은, 우리가 ‘보는 순간’에 비로소 그것이 존재하게 된다는 뜻이다.“보기 전에는 없는 것이다...
[현대 물리학의 확장된 지평]제7-1장. 시간과 실재의 재정의 📘 제7장. 시간과 실재의 재정의 ― 물리학의 철학적 전환― 우리가 믿었던 현실은 진짜일까? 물리학이 도달한 가장 깊은 질문들 🗂 세부 목차시간의 고전적 개념과 그 붕괴상대성 이론이 말하는 시간양자역학에서의 시간: 측정 이전의 모호함양자중력과 시간의 소멸실재란 무엇인가: 실험, 수학, 의식의 경계새로운 패러다임: 정보, 시뮬레이션, 그리고 존재철학과 물리의 만남: 다시 쓰는 세계의 정의1. 시간의 고전적 개념과 그 붕괴― “시간이 흐른다”는 말은 정말 과학적인가?오랫동안 인간은 시간을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보이지 않는 강처럼 받아들여 왔다.밤낮이 교차하고, 계절이 바뀌며, 사람은 태어나고 늙고 죽는다.이런 변화들을 우리는 시간의 흐름으로 설명해왔다.이러한 관념은 고전물리학, 특히 뉴턴 역학의 토대가 되..